1986년 10월 컴퓨터 학습에 EDDY2란 MSX용 그래픽 툴이 소개 되었다.
(일본의 MSX Magazine 기사를 이리저리 번역해 살을 덧붙여 실은 기사였다)
모눈종이에 그림 그리고, 그걸 전부 좌표 계산해서 LINE CIRCLE등의 명령을 이용해서 MSX-BASIC으로 코딩해 그림을 그렸던 당시, EDDY2란 프로그램은 신이 내린 선물같이 보였다.
(당시 BASIC으로 그렸던 K.I.T.T.들, 내부에 1986년이라 써있다. 측면샷은 1985년에 작업한 것)
소개글 말미엔 TAPE로 3000원에 판매를 한다고 했다. 몹시나 갖고 싶었지만 어린 학생의 신분으로 학교를 빼먹고 갈 수는 없었다. 우편주문을 해도 되겠지만 성질이 급하디 급해 지랄 맞은 나는 하루라도 빨리 써보고 싶어 어머니께 부탁드렸고, 감사하게도 직접 찾아가서 사다 주셨다.
(그때 컴퓨터학습 기사다. 밑에 쓴 글은 어머니께서 찾아가느라 메모하신 것.)
지금 보면 참 우스운 일이지만, 당시에는 저게 당연하던 시절이었다. 컴퓨터 전문지가 불법 복제를 해주고, 대형 복제 업체들이 불법복제품을 케이스에 담아 설명서를 첨부해 정품처럼 팔던…
(CASIO에서 발매했던 かきくけコン(카키쿠케콘)이라는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TOPIA에서 카피해 팔았던 제품. 밑의 GRAPHIC MASTER & EDDY II라는 레터링은 나중에 인스턴트 레터링으로 넣은 것이다. 그땐 카키쿠케콘이 그래픽마스터라는 프로그램이라고 착각했었다)
뭐, 그렇게 해서 MSX용 EDDY2를 구했고, 예전에 BASIC으로 좌표찍어 선 등을 그어 그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것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뭐, 지금처럼 타블렛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일본처럼 컴 환경이 좋아서 마우스나 트랙볼이 있던 것도 아니니 전부 키보드 커서키를 눌러가며 그렸지만, 그게 어딘가. 모눈종이에 그리고 좌표 계산해 하나하나 코딩 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은가!
아무튼, 그때 그렸던 것이 바로 AIRWOLF.
1987년 컴퓨터 학습 2월호에 소개됐던 그림이다.
참고로 MSX의 그래픽 성능은 256×192 해상도에 16색 동시표현이고 거기에 약간의 제약이 있다. (뒤에서 설명하겠다.)
컴퓨터 학습에 투고하면서 프라모델 케이스에서 잘라 로고도 같이 보내줬건만 AIRWOLF를 AIRWOOLF로 오타를 냈다.
그동안 저 데이터를 못 찾아서 아쉬웠는데, 오늘 옛날 테이프들을 뒤지다 그때 EDDY2 구입한 테이프와 그 뒷면에 AIRWOLF 저장해놓은 것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