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MSX용 화면 카피 유니트란 녀석을 본 적이 있는데, 뭘까 궁금해하다가 이번에 우연히 구했다.
National FS-P200이라는 7색 그래픽 프린터/플로터(7COLOR GRAPHIC PRINTER/PLOTTER)에 번들로 들어있는 제품이었다. 이 화면 카피 유니트가 궁금하기도 했고 워낙 싸게 매물이 나와서 바로 구입한 것이다. (참고로 FS-P200은 카시오 CP-7과 색만 다른 동일 모델이다)
박스 풀 셋 + 알파로 구해서 좋았는데, 아쉽게도 별지로 되어있던 이 화면 카피 유니트 설명서는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어떻게 쓰나 좀 고민하면서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 녀석은 MSX1용 하드카피 제품.
MSX의 현재 상태를 정지시키고, 그 화면을 바로 프린터로 뽑아주는 제품이다.
사용방법은
1. 모드(モード)스위치는 카피(コピー)쪽으로
2. 부팅할 때 프린터를 물어보는데 FS-P200이나 MSX용 호환프린터를 선택하면 된다.
3. 게임팩 등은 다른 슬롯에 끼워 놓으면 프린터 선택이 끝나고 게임이 시작된다.
4. 원하는 화면에서 포즈(ポーズ) 버튼을 눌러 MSX를 정지시키고 (LED 점등)
5. 카피(コピー)버튼을 누르면(LED점등) 바로 하드카피되어 출력된다.
이때 프린터가 OFF LINE이거나 연결이 안 되어있으면 LED가 깜박거리므로 프린터 상태를 체크해보면 된다.
H/W 포즈키가 없는 MSX1에서도 포즈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것은 꽤 유용할듯 싶다.
그리고, 모드 스위치에서 RAM은 아직 명확하게 찾지 못했는데, 증설용 메모리 맵퍼가 아닐까 싶다. (내용추가 : MSX turbo R에서 메모리 증가 없음. FS-5500에서 진단프로그램 확인 시 메모리 변동 없음 확인. 검색 결과 MSX 1용 증설메모리가 맞는 거 같다.)
참고로 이 카트리지 만들어진 시기가 1985년경이고, MSX 1에 대응하는 물건이라서 MSX2에 끼워도 동작은 하지만 MSX1에 있는 화면에서만 동작하는 제한이 있다.
처음엔 사용법을 몰라서 MSX 2등에서는 안 되는 것인가하고 MSX 1을 꺼내서 테스트해봤는데, 문제는 프린터 케이블 접속을 제대로 안 해서 안 나온 것이었다.
(내용추가 : MSX turboR에서는 프린터 선택 화면에서 넘어가지 않는다.)
프린터 연결하고는
LPRINT “TEST”
등으로 출력 테스트를 해서 프린터 접속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테스트용 게임은 몽대륙 어드벤쳐.
아쉽게도 끼워져 있던 잉크 카트리지에 검은색/파란색이 거의 없어서 저런 상태로 출력이 되었다.
이것이 컬러 잉크 카트리지. 스폰지에 잉크가 적셔져 있는 구조다.
이것은 헤드.
잉크 카트리지는 미사용품으로 8개 구해놓은 상태지만, 구조를 보니 잉크젯 리필 잉크를 이용해서 얼마든지 리필해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테스트 삼아 만년필용 컬러잉크를 채워보았다. Cyan 은 아니지만 대충 볼만하게는 찍힌듯 하다.
사실 플로터는 받았을 때 오동작해서 살짝 당황했는데,
와이어가 롤러를 벗어나 밑쪽 샤프트에 꽉 끼어서 모터 톱니가 튀는 현상이었다.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고장이어서 다행이었다.
다음은 셀프 테스트 모드 동영상. (중간에 뚜껑열다 종이가 걸려서 줄이 어긋나있다)
적어도 30년은 묵은 제품일텐데 잘 동작해줘서 다행이다.
어렸을 적 금성 컴퓨터 전시 판매장엔 꼭 한대씩 미니 플로터가 있었는데, 뭔가 작은 게 참 앙증맞은게 귀여웠었다. 아래 동영상 정지화면의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이 금성 플로터. ^^
FS-P200은 그때 놀러다니면서 이런저런 무늬 찍던 걸 구경했던 걸 떠올려주는 재미난 장난감이다.
추후, 무한잉크 같은 개조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지만, 구상만 하고 실제 만드는 건 귀찮아서 때려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