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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립트 관련 작업은 전문가가 해야한다.

외국의 게임의 번역을 위해 스크립트가 엑셀 파일 등으로 날아오는 경우가 있다.
이게 자동화 프로그램을 엑셀을 연동시켜 자동화가 된다면 문제가 없는데, 말 그대로 뽑아만 놓은 거라면 대책이 없다.

MS와 같은 곳은 아주 오래전부터 버전 관리되는 리소스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하지만, 윈도우 표준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리소스 관리가 필요한 게임 개발사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외국 판매 경험이 많거나, 전 세계 동시 발매를 노리는 업체들은 처음부터 리소스에 국가코드를 부여해 간단하게 작업할 수 있는 준비를 해오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태반이다. 당장 로컬 작업의 마감에 쫓기며 겨우 구현하는데도 정신없다면, 외국의 상황을 염두에 둘 리 만무한 것이다. 이런 S/W를 한글화할 때, 프로그램팀이 개념이 없거나, 도급에 도급을 거치는 등의 중간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 번역작업이 될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말 그대로 자기들이 쓴 텍스트를 쭉 추출해서 정리해놓은 건 좋은데, 그게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놓지 않았단 거다. 그럼 번역자가 번역해놓은 걸 하나하나 찾아서 대치해야 하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그나마 번역자가 센스있게 별도의 셀에 번역해서 원문을 남겼다면 어떻게 찾아서 대치하기라도 편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원문을 보고 번역문을 보고 해당상황에 맞춰 다시 copy & paste가 반복되어야한다. 번역자가 줄을 바꿔놓았거나, 글자 수가 줄어 줄을 없애거나, 문장 순서를 바꿔놓았다면 삽질 중인 작업자는 공황상태에 빠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나마 해석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리저리 맞춰가면서 할 수 있겠지만, 아니라면 파멸에 다다르게 된다. (줄줄이 밀려 나오는 대사를 접할 수도 있을 것이다)

…. 게다가 스크립트 내부에 삽입되는 특수 기호 들에 대해서 제대로 안내가 되어있지 않다면 더욱 문제는 심각해진다. 줄줄이 코드가 깨져나가거나 색이 엉망이되거나…

처음부터 로컬라이징 담당자가 프로그램팀과 번역팀을 고려해서 방향을 잡아 작업하지 않으면,
엄청난 삽질이 뒤따르게 된다.

스크립트 관련되어선 철저하게 계획된 상태에서 추출, 번역, 복원 작업해야한다.
그게 아니라면, 돈을 많이 주고 삽질을 시키든지..

문제는, 돈도 안쓰려거나 인색한 곳에서 저런 사태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