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MSX2 CPC-400 X2 수리 삽질기 #1

많은 분들이 X2 보드로 고생하시는데, 74HCT32, CPU같은 거 몇 개 달랑 바꾸고는 잘 돌아가서 룰루할라하고 있던 차에….
MSX FAN 디스크를 테스트 삼아 돌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죽은 녀석이 있었습니다.
정말 잘 돌아가고 있다가 죽었습니다. =) 그냥 화면은 멈춘상태로 고정되고, 소리는 딱 끊기더군요.그 다음 전원을 넣으면 먹통. 싱크는 잡힙니다.
74HCT32 쪽은 건들지 않은 녀석이라 이녀석을 갈자 바로 살아나더군요. 또 날로 수리했으니 완전 대박. 앗싸! 하는 마음에 이거저거 개조를 해봅니다. 기왕 뜯은 거, VDP도 소켓처리해서 9958을 붙여주고 이거저거 소켓처리도 합니다.
PSG 관련 글이 올라와서 YAMAHA제 칩으로 바꿀까?라는 고민도 하면서 VDP 9958로 바꾼 기념으로 조금 느긋하게 테스트해볼 것을 찾아보았습니다. =)
그러다 발견한 것.
TOSEC 2+ 자료 중에 이런 것이 있었지 말입니다. 

험. 험.. 
뭔가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게임 같아 보였습니다. 정해진 카드 조건을 맞추고, 맞추지 못했어도 마치 아닌양 속이고…
그렇게 몇 시간…
몇 분의 아주머니들과 상대를 하며 플레이하다 끄고 다른 것을 하려고 했는데….
안 들어옵니다. 화면은 검고, 싱크만 잡힙니다. 
아니 전 정말 딴짓을 한 게 없어요. 
열심히 두뇌싸움을 하다가 전기를 내렸다가 다시 켰을뿐.

“야한 것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천벌을 받았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32를 또 갈아봅니다.
안 돌아옵니다.근처 몇개를 같이 갈아봅니다.
안돌아옵니다.
잘 되던 녀석이 안 돌아오니까 눈이 돌아갑니다.
이거저거 계속 갈아봅니다.
안 돌아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간 끝이 없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나도 좀 인텔리하게 가자!
로직 아날라이저 샀으면 써먹어야할 거 아니냐…
CPU 위의 74THC08도 체크해봅니다.

진리표를 보고

신호를 봅니다. 

정상이네요
74HTC32도 다시 찍어보고

정상이네요
74HCT20도 찍어봅니다.

정상이네요.
…….

정상이네요.

근데 화면이 안 나오네요.

혹시 나도 PAL이?찍어봤습니다.

어라?

계속 HIGH로 잡히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오호? 
정상 보드를 돌려봅니다.

역시 이쪽에 문제가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보니, 이녀석 입력 핀입니다. 
그럼 어디서 입력을 받았느냐, 쫓아가니 DW64MX1입니다. 
아이고야.
무슨 신호냐 살펴봤더니…
슬롯셀렉트 관련 신호들입니다.
어이쿠야..
DW64MX1을 살펴봅니다.

어? HIGH에서 안 떨어지는 신호들
/ROMCS, /SLT01, /SLT2, /SLT03가 HIGH에서 떨어지질 않습니다.

이게 정상인 녀석.

망했구나…
BIOS롬을 체크해봐도 활성화가 안 되어 어드레스 신호는 들어가지만 나오는 게 없습니다.

BIOS쪽도 최신으로 구워서 올려놓은 것이라서 혹시 모르니 BIOS도 낮은 버전으로 구워서 끼워놓습니다.마음이 급해서 굽다가 롬도 하나 잘못구웠습니다. 이거 나중에 자외선으로 지워야겠네요.
바꿔봐야 /ROMCS가 없는데 될리가 없죠.
안 됩니다.
MSX DataPack을 살펴봅니다.CPU와 기본 슬롯 셀렉트 신호를 기본칩들로 구성한 회로입니다.

아항, /CS0은 A14, A15, /RD와 /MREQ가 74LS32-74LS139를 거쳐 생성되는 신호입니다. DW64MX1에서 어떻게 /ROMCS를 만드는진 모르지만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Z80에서 A14, A15, /RD, /MREQ 모두 잘 나옵니다. 이녀석들 DW64MX1으로 잘 들어갔는데 HIGH 신호만 뜹니다.
DW64MX1이 나갔다고 판단해버렸습니다.
적출용 보드에서도 DW64MX1을 뽑고, 이녀석은 소켓처리를 합니다.

납을 왕창 바르고, 펌프로 열심히 빨아냅니다. 전동으로 빨아주는 녀석이 있으니 그래도 좀 낫습니다.

그리고 교체,
짠 하고 전기를 넣었는데…

안나옵니다.

네, 안나옵니다.

OTL.
분명히 잘 되던 보드가 죽은 뒤, 이거저거 해도 안 살아나니 오기가 생깁니다.
에잇 내 주제에 인텔리한 게 뭐냐 싶어서 폭주한 채로 그동안 안 바꿨던 이거저거 마구 잘라내고 마구 교체합니다.
거진 8-90%의 칩을 갈아줍니다. HCT가 없으면 급한대로 LS를 끼워놓습니다. (예전에도 몇개 테스트해봤는데 동작은 하더라구요)
BIOS도 최신 걸 끼웠다 낮은 걸 끼웠다 계속 이런저런 시도를 해봅니다.
될리가요.
역시 안 됩니다.

이리저리 고민하다 고명호님께 질문을 해봅니다. DW64MX1쪽에서 이런저런 신호들이 안 나오는데 뭘 체크해봐야할까요?
답을 달아주십니다. PAL이 이런저런 관여하는 게 많으니까 PAL쪽을 체크해보라고.
어? PAL 체크했었는데?
라고 생각하고 곰곰히 기억을 돌려보니.. 오른쪽 녀석만 체크한 것이었습니다.

(계속)


어쩌다보니…

대우전자 MSX2 X2 시리즈는 예전부터 그리 선호했던 기종은 아니지만 (디자인 적으로는 IQ2000 즉 CPC-300을 더 좋아한다), CPC-400S의 슈퍼임포즈/디지타이즈 기능은 탐나서 한 대 구해서 가지고 있었는데, 2018년 연말에 갑자기 엄청난 물량이 풀려서 적당히 고장난(?) 제품들을 저렴하게 구해서 손 본 결과.

갑자기 동작하는 것이 3대로 늘어났다.

이 3대가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긴한데, 구구절절 설명해봐야 어렵기만 하니 간단히 링크로 대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