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조리개를 활짝 열 수 있는 값이 큰 렌즈가 무조건 답일까?
반드시 그렇진 않다.
초점을 잡은 선으로 부터 앞 뒤로 일정 영역 초점이 맞는 영역이 있는데, 이 범위를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라고 한다.
이 녀석은 렌즈의 특성 몇가지를 복잡한 연산시켜 계산될 수 있는데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인터넷을 검색해보라) 조리개값과 반비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135규격에서 50mm의 초점거리를 갖는 렌즈의 경우, 1m 떨어진 피사체를 찍는다고 했을 때, 1.4로 개방하고 찍으면 그 초점이 맞는(허용할 수 있는) 범위는 불과 3.23cm에 불과하다.
(35mm f/1.4일 때 6.69cm)
코에 초점이 맞으면, 귀는 이미 뿌옇게 흐려지는 결과물을 낸다는 얘기다. 이렇게 한명도 찍기 힘든데, 두 명 이상이라면? …
(위 사진을 보라, 뒤의 렌즈는 써있는 글을 읽을 수도 없을 정도로 상이 흐려졌다. 분명 두명 이상의 사진이라면, 앞뒤로 얼굴을 내밀거나 뺀 사람들은 얼굴이 저런 식으로 흐리멍텅하게 찍혔을 것이다.)
어두워서 흔들린 사진도 문제지만, 안흔들렸으나 초점이 맞는 영역이 좁은 사진 역시 때에 따라선 문제가 된다.
물론, 저렇다고 해서 조리개를 많이 열 수 있는 렌즈가 필요없단 것은 아니다.
적당한 거리, 상황이라면 효과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며, 그보다 덜 열리는 렌즈들이 찍을 수 있는 일반적인 결과물(코팅이나 조리개 모양, 정밀도 등의 특성을 배제한)을 포함하는 더 넓은 범위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으니까.
당장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개방 성능이 좋은 4개의 단초점 렌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어두운데서는 무조건 밝은렌즈! 라는 식의 환상은 이제 벗어나는 게 좋을 것이다.
개방 성능이 좋아 조리개를 많이 열어 셔터 스피드를 확보한 만큼, 제대로 찍히는 범위는 줄어드니까.
플래쉬가 허용되지 않는 장소라면
미니 삼각대 등으로 장시간 노출을 해주거나, 카메라 없이 그냥 상황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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