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X용 Quick Disk DRIVE DPQ-280 정비

이번에 소개해드릴 것은 OLYMPIA에서 나온 퀵 디스크 드라이브 DPQ-280입니다.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DPC-200과 세트로 구했던 제품입니다. 최근 이 제품의 ROM Board쪽의 ROM 교체가 끝나서 이전에 했던 SIO Board 정비했던 내용과 함께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선, 얼핏 형태를 보고 기억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녀석도 대우전자에서 독일 OLYMPIA사에 수출한, 국내에 똑같이 생긴 제품이 있는 녀석입니다.
국내 모델은 은색이지만, 이 녀석은 올 블랙입니다. (수출형 OLYMPIA DPC-200도 그렇고, 완전 취향 저격입니다.)

QuickDisk라는 것을 간단히 설명해드리자면, 카세트 테이프와 플로피 디스크의 중간 단계 제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구조를 보면 플로피 디스크보다 카세트 테이프에 더 가까운 제품입니다. =) 카세트 테이프가 길게 한 줄로 되어 있다면, 그 한줄 테이프를 원반 형태로 구성해 놓은 게 QD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QD는 그냥 나선형으로 원반을 따라 돌면서 쭈욱 읽습니다. 그리고 쓸 때는 가장 마지막 부분에 덧붙여 쓰죠. 만약 파일을 지우려면, 맨 마지막 것부터 지워야 합니다. 파일을 A, B, C, D라고 기록하고 C를 지우고 싶다면, D를 지우고, C를 지워야 합니다. =)

아무튼 카세트 테이프보다는 편한데, 플로피 디스크보다는 못한 그런 제품이죠. 그래도 상대적으로 쌌기 때문에 과도기 상품으로 이용되었습니다.

그리고, MSX외에도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을 꼽으라면 닌텐도 디스크 시스템입니다. 외형은 살짝 다르지만, 실제 내부는 QD와 동일합니다. 디스켓 밑 부분의 NINTENDO라고 써있는 부분만 더 붙어있는 구조입니다. =)

그 외에도 악기 샘플러 등의 기록에도 많이 쓰였습니다. =)

AKAI SAMPLER DISK DRIVE MD280


이 녀석을 DPC-200과 함께 받고는 동작 확인을 위해서 MSXturboR에 끼웠는데, 롬보드는 인식하는데, SIO보드쪽(QD본체)이 무반응이었습니다. 아 고장 났구나. 싶었죠. 가지고 있던 Logitec 것은 MSXturboR FS-A1ST에서도 잘 인식했기 때문에 불량이라고 일단 판단했습니다.

Logitec QDD와 한 컷

참, 이 Logitec은 마우스로 유명한 그 Logitech과 완전 별개의 회사입니다. =)
일본에는 이 회사가 있었기 때문에, 마우스로 유명한 로지텍은 로지쿨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뭐, 그럼 할 수 있는 일을 해봐야 하니까 일단 칩 갈이를 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부품 업체에 Z80SIO/0(SHARP LH0084A)을 주문 넣었고, 도착한 Z80SIO/0로 바꿔줬는데도, 인식 못하고 그 상태 그대로…
그래서 74XX시리즈를 전부 소켓화 하고 바꿔줬습니다. 
전동 납땜 흡취기를 사 놓고 회사에 가져다 놓은 바람에, 한번에 드드득 납을 빨아낼 것을 죄 니퍼로 핀을 잘라내고 핀셋으로 뽑은 뒤 뽁뽁이로 다시 다 구멍을 뚫어주는 삽질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MSXturboR에서는 변함 없이 동작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해서 IQ2000에 물려봤는데,이게 뭡니까! 동작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의 작업 과정과 IQ2000에서 QD를 다루는 것을 설명한 영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와 같은 작업의 과정을 거쳤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원래 대우 QD 순정 상태는 MSXturboR의 R800모드에선 타이밍의 문제로 인식을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안 해도 될 삽질을 했는데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장비를 딴 데 둬서 완전 삽질의 삽질만 한 꼴입니다.

순정 상태로 이 녀석을 MSXturboR에서 쓰려면 [ 1 ]키를 누르고 부팅을 해서 Z80 모드로 쓰거나, ROM보드 쪽을 손 봐줘야 합니다.

그래서 두 개를 까서 차이 나는 부분을 비교해봤습니다.
ROM 보드의 이 두 녀석과 SIO보드의 74LS 두 개가 Logitec 모델과 차이가 있습니다. 대우 제품은 시스템 롬이 1.0A인데 Logitec 것은 1.1A입니다. 아무래도 이쪽이 나중에 나온 녀석이 아닐까 하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 차이나는 것들을 싹 바꿔주면…

R800 모드에서도 인식을 합니다.

다만, R800 모드에서 포맷한 것과 Z80모드에서 포맷한 것은 호환성이 없습니다. 시스템 타이밍의 문제가 작용하는 모양입니다. 뭐, 사실 이제 와서 QD를 쓸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냥 이대로 갑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MSXturboR을 켤 때 1키를 누르고 켜면 Z80 모드로 부팅 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MSXturboR에서 쓸 거면 이렇게 쓰면 될 것입니다. =)



그리고 이 상태로 좀 묵혀뒀다가,
아무래도 찜찜한 것을 그대로 놔두기 뭐해서 오래간만에 시간을 내서 ROM 보드의 1.0A 버전인 ROM을 교체해줬습니다.

작업은 간단합니다.

ROM을 뽑는다, 소켓 처리를 한다, ROM을 끼운다. =)

우선 소켓 처리가 가능할지 높이 측정.
블루택을 적당히 잘라서 조물조물 만져서 기판 위에 적당한 높이로 탑을 쌓고 카트리지 뚜껑을 덮어봅니다.

케이스가 맞물리면서 블루택이 눌려 실제 여유 공간이 얼마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높이를 재 봅니다.

7.92mm정도.

IC 소켓을 장착하고 측정하면 9.57mm가 나옵니다.

​이런 골치아픈 상황이!

IC소켓 처리를 하면 높이가 높아서 카트리지 뚜겅을 다시 덮어 조립할 수 없습니다.

카트리지의 해당 부분을 약 2mm정도 깎아내거나, 기판에 저 라운드 소켓의 칩핀 잡아주는 부품들만 뽑아서 심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카트리지를 깎으면 구멍이 뚫리거나 외형에 변형이 올 수 있으므로 부품을 심는 방향으로 결정합니다.

​우선 ROM을 뽑아줍니다.

이번에도 또 삽질을 반복할 수 없으니 이번엔 전동 공구의 힘을 빌렸습니다. =)
(과정 생략)

​순식간에 뽑히네요.

이제 IC소켓에서 적출한 녀석을 끼울 수 있도록, 적당한 두께의 드릴날을 끼운 핀바이스를 잡고 돌돌돌… 돌려서

구멍을 넓혀줍니다.

IC소켓에서 직접 적출한 부품을 끼우고 납땜해 줍니다.

구멍을 넓히면서 끊어져 나간 기판의 패턴과 IC소켓 부품을 잘 연결해 주면 완성입니다.

​이제, 언제나 ROM을 뽑았다 끼웠다 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R800모드에 대응하는 버전이 나온다면 교체할 수 있습니다. (그럴리는 없다고 봅니다만)

​원래 1.0이던 이녀석이…

새로 구운 롬을 끼워주면…

1.1이 되었습니다. =)

공작 완료입니다. =)

​참, 원래 1.0 롬은 2764가 사용되었는데, 가지고 있는 게 27128밖에 없어서 27128로 구워줬습니다. 2764와 27128은 어드레스선의 하나인 26번 핀을 제외하고는 핀 호환성이 있으므로, 롬에 구울 이미지만 잘 맞춰 제작해주면 됩니다.

2764사이즈에서 27128사이즈로 변환은 고민할 필요 없이, 선행자가 고민한 것의 단물만 뽑아 먹으면 됩니다.

2764 to 27128 conversion tool (arcade-cabinets.com)

위와같은 사이트가 있으므로 그냥 2764용 롬 이미지를 넣고 27128용으로 변환해주면 됩니다. =)

그런데, 1.0은 대우제품에서, 1.1은 그 외의 로지텍, 필립스, 카시오 등의 제품에서 발견되는 버전이라는데, 실제로 어떤 개선이 이뤄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뭐 일단 최신 버전이라는 것에 만족을 하기로 하죠 뭐. =)

또 새로운 낡은 것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PS. 어쩌다보니 가지고 있는 대우제 QD를 베이스로 한 제품은….
OLYMPIA DPQ-200, DAEWOO DPQ-200, FENNER DDQ-200 이렇게 3개가 되었습니다.

DAEWOO QD DPQ-280 : 드라이브 불량 -> 가지고 있던 예비용 드라이브로 교체로 해결
FENNER QD DDQ-200 : SIO보드 불량 -> 칩 교체로 해결
모두 벨트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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