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으로 1-10SP화까지의 자막 초벌 번역작업 끝.
뭐 가끔 손 보고 다듬긴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지인 포교용 목적으로 그냥 초벌 번역한 것을 그대로 올려놓은 것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음. 가능한 피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 가끔 돌려보다 오류 발견되면 고쳐서 반영할지도.
번역하면서 기억나는 것들이라면…
1. 아오이와 아오이씨
켄타가 아오이를 부를 때 아오이와 아오이씨로 나눴는데, 이건 켄타 모드와 윙맨 모드로 나눠서. 켄타일 때 말투와 윙맨으로서의 켄타가 아오이를 대할 때 말투가 특촬 히어로 주인공처럼 살짝 바뀐다. (덕이 다 그렇지 뭐.)
그리고 동급생으로 위장했을 때의 호칭에서도 씨를 뺐다.
암튼 그걸 다 살리는 건 힘들어서 그냥 저 호칭과 어미 정도를 바꾸는 선에서 그쳤는데 캐치가 될진 모르겠다. 초벌로 생각흐르는대로 번역하다보니 뒤쪽으로 가면서 일관되지 못한 번역을 한 게 있는듯해서 언젠가(?) 시간이된다면 다시보면서 다시 방침에 따라 나눠 정리를 할 필요가 있을듯.
2.
任せる와 預ける를 차이나게 하는 것. 둘다 번역하면 보통 맡기다로 번역 가능한 단어.
켄타는 드림 노트를 자기가 관리하겠다며 “그렇다면 내게 맡겨줘! 죽을 각오로 지켜낼테니까(なら 俺に任せてよ!死んでも 守ってみせるから。)”라고 하자 아오이가 고심 끝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보관을 부탁해(そこまで言うなら 預けてあげる。)”라고 말하는 부분인데, 한국어로는 둘 다 맡기다에 해당하지만 좀더 의미를 따지면 켄타는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드림 노트를 가지고 있겠다고 하는 것이고 아오이는 미심쩍으니까 단순히 물건을 보관해달라는 정도로 선을 그어 맡기는 것이라서 맡다/맡기다와 보관하다/보관하게 하다로 나눠 번역했다.
이렇게 나누지 않고 둘 다 맡기다로 퉁쳐버리면 뒤쪽에 나오는 주고받는 말의 미묘한 말장난을 전달하기 힘들어진다.
3.
키이타쿨러(KEYTAKULER)는 대놓고 키타쿠라(北倉)선생님으로 등장하는지라 처음에 “키타쿨라”, “키타쿠라”는 너무 뻔해보여서 “키이터클러” 정도로 번역했었다. 후에 가이드북에서 KEYTAKULER로 표기된 것을 보고 “키이타쿨러”로 변경. 다른 캐릭터도 가급적 그런 느낌으로 했는데, 뭐 NASS를 “나아스”로 했다가 “나쓰”정도로 손 본 거 말곤 바꿀 필요 없을듯.
4.
특촬 히어로의 변신 구호는 그냥 일어 발음을 따랐다
죠오챠쿠(蒸着) – 세키샤(赤射) – 쇼오케츠(焼結) – 쥬우코(重甲) – 쵸쥬우코(超重甲) – 샹젠(燦然)
갸반 – 샤리반 – 샤이다 – 중갑비파이터 – 비파이터카부토 – 샹제리온
근데, 악(悪)! 열(裂)! 윙맨(ウイングマン)! 이라고 하는 부분은 그냥 번역했으니 굳이 위와같이 하지 않고 증착, 적사, 소결, 중갑, 초중갑, 찬연으로 하는 게 나으려나? (…..)
5.
나노리(名乗り)는 어떻게 할까 끝까지 고민했는데, 그냥 소개 구호 정도로 했다.
일본쪽에서 무사나 영웅등이 등장할 때 자기를 부각시키고 상대를 누르는 용도로 읊는 말을 뜻하는 단어인지라 뭐라고 번역하면 좋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카부키나 특촬등에서도 계속 쓰이는 용어다보니, 아오이가 “나노리”라고 말하자 그 단어에 꽂혀서 “너 혹시… 특촬 히어로를 좋아하는 거야?”하고 켄타의 덕심이 반응하는 것이니까 너무 풀어 쓰는 것도 상황에 맞지 않고.
슬로건, 캐치프레이즈라고 하기도 애매해고, 그렇다고 자기소개나 통성명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명호(名呼) 이런 것도 좀 그렇고.
윙맨에선 변신 구호가 체잉!이고 소개 구호가 악! 열! 윙맨!인 것.
이름대기, 소개 슬로건…은 어떠려나? 아무튼 좀 더 생각해보기로.
오래간만의 번역작업이었는데, 역시 번역은 귀찮다. 포교용만 아니었어도 손을 안 댔는데. ㅋ
그리고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시리즈물 번역은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옛날 Knight Rider를 일본에서 방영할 때 초기 파일럿 편에서 Devon Shire라고 나온 것 때문에 정식 시리즈에서도 전부 Devon Miles라고 하지 않고 데본 샤이어라고 하는 것이나, 초기 일본판 번역 연기를 보면 영국신사의 온화한 느낌을 살짝 여성스러운 느낌으로 일본 PD가 해석한 것 같은데(오카마까지는 아니고) 중간에 갑자기 영국 육군 특수부대(SAS) 출신이라는 게 나오고부터 그런 느낌이 확 사라진 것이 생각났다.
매주 한 편 한 편 번역해나가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친 부분이 나중에 재생산되거나 새롭게 추가되는 부분에서 쉽게 발생하는 문제다. 앞 뒤 관계를 잘 살펴 적절히 번역 해줘야하는데, 그건 처음 번역할 때 모든 설정을 쥐고 있지 않은 이상 다 봐야만 알 수 있는지라, 이미 번역을 마친 부분이더라도 설정이나 이런 전후 여러 관계에 따라서 전체적 일관성을 위해 앞부분을 수정하거나 해서 계속 손봐줘야 한다.
그러고 보면 미리 다 알고 번역 들어간 예로는 예전 카우보이 비밥을 투니버스에서 방송했을 때 번역 지원했던 것을 들 수 있겠다. (번역은 전문 번역가가 하셨다) 이미 WOWOW에서 방송된 자료를 다 가지고 있었고, 각종 설정서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할 때 한국에서도 방송을 준비했으므로 여러가지 자료를 모아 전달할 수 있었다. 고정 조역인 펀치&쥬디의 펀치 경우 나중에 방송을 그만 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녹음 직 전 처음에 펀치일 때의 이인성님과 다른 성우로 캐스팅된 것이 발견되어 동일인물임을 확인해 변경하기도 했었다.
등장인물의 경우, 현지인의 이름을 쓴다면 상관이 없는데 다른 언어의 것을 차용하거나 했을 때 일본어 표기를 보고 유추하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예전 에베루즈라는 게임을 한글화 할 때도 초기에는 카타카나로 적힌 이름만 보고 적당히 유추해 한국판 이름을 결정했는데, 발매 한 뒤 한참 지나서 후지츠팔렉스에서 배포한 무가지에 “로마자 표기법”이 추가된 것을 보고 한국어 표기법이 잘못된 것을 발견하여 이름 변경 패치파일을 PC통신에 배포했던 기억이 난다. (…..)
하지만 뭐 이번 번역은 어디까지나 지인 포교용으로 의미전달을 위한 초벌 번역니까 적당히 손 본 정도로 끝내는 것으로.
작품 감상은 여기서 : https://www.tv-tokyo.co.jp/wingman/
PS1) 암튼 카토 코나츠 만세~~~
PS2) 인생 뭐 별 거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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