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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대우전자 MSX2 X2 시리즈는 예전부터 그리 선호했던 기종은 아니지만 (디자인 적으로는 IQ2000 즉 CPC-300을 더 좋아한다), CPC-400S의 슈퍼임포즈/디지타이즈 기능은 탐나서 한 대 구해서 가지고 있었는데, 2018년 연말에 갑자기 엄청난 물량이 풀려서 적당히 고장난(?) 제품들을 저렴하게 구해서 손 본 결과.

갑자기 동작하는 것이 3대로 늘어났다.

이 3대가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긴한데, 구구절절 설명해봐야 어렵기만 하니 간단히 링크로 대신하겠다.

풍요로운 80년대 일본의 간접체험.

1987년,
I feel Coke로 시작되는 사토 치쿠젠의 감미로운 목소리.
인텔리한 선남선녀들의 일상을 역광으로 촬영된 화면으로 보여주며 시선을 끄는 이 광고는, 끊임 없는 여유로운 미소, 호쾌한 웃음, 함께하는 즐거움, 그리고 마시자!(Enjoy!)등의 강요도 없이 단지 코카콜라를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이 광고는 호평을 받아, 1988년 한국에서도 리메이크 됩니다. 
이노우에 다이스케의 곡을 그대로 번안해 유열이 부르고, 마츠모토 타카미를 띄웠던 것처럼 심혜진을 키 캐릭터로 내세우며 그때까지의 XXX라면 OOO식의 광고와는 다른 세련된 느낌을 줬던 기억입니다. 

또하나는, 1988년 12월에 등장한 신칸센 운영사 JR 토카이의 크리스마스 익스프레스입니다.
“돌아오는 당신이 최고의 선물”로 마무리되는 이 광고는, 장거리 연애를 하는 연인들을 그립니다.
야마시타 타츠로의 노래 “크리스마스 이브”가 깔리면서 전개되는 러브스토리. 이후 1992년까지 여러 시리즈가 제작되었고, 이후 2000년에 과거 출연진들이 다시 나오는 특별편도 제작되었습니다.

이 두 광고 시리즈는 노래도, 화면도 좋아서 종종 즐기고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코카콜라 광고는 미국 본사가 발주해 일본의 광고 대행사, 그 스탭 그대로 이용해 한국판을 찍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또 당시 방송/광고등의 기준에 따라 외국어인 “I feel Coke”는 쓸 수 없어서 “난 느껴요 코카콜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I feel Coke에는 등장하지 않는 난 느껴요 코카콜라의 팔꿈치로 툭툭 치는 장면은 원래 계획에는 없던 심혜진씨의 즉석연기였고 이것이 맘에들어 바로 채용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일 광고를 보다보면, 아 이래서 일본애들이 기를 쓰고 해도 한국 축구를 이길 수 없구나 싶은 장면도 나옵니다. 시원하게 날리는 축구공 장면, 한번 양국의 광고를 비교해 보세요. =)

또, 어렸을 적, 인물사진은 역시 역광!이라는 것을 무의식중에 심어준것은 아마도 난 느껴요 코카콜라 광고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인물사진은 역광으로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전에 DVD로 나온 코카콜라 광고 모음집에 이 I feel Coke가 수록되어있다는 것을 알고는 바로 구하기도 했었습니다.

많은 일본 사람들이 80년대의 여유로웠던 느낌을 이 광고들에서 찾는다고 하는데, 지금의 각박하고 쫓기는듯한 일본을 옆에서 보고있자면 이렇게 해서는 그때로 돌아가는 게 힘든 영원한 이상향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